저는 원래 베이스를 칩니다.

기타는 그냥 재미로 치죠. 기타 치면서 베이스를 치는데 도움이 되는 프레이즈 라든가 

그런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는 하지만. 기타를 썩 잘 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악기 연주하는 사람 집에 기타가 메인은 아니더라도 통기타 한두 대 씩은 있게 마련인데..

저도 예전에 댄일렉트로가 싸서 충동구매한 적은 있지만 ^^;;;;;;



어쿠스틱 기타는 사실상 제 꺼를 가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제 돈 주고 산 적은 한 번 있는데..



처음 산 건 중국에서 조립한 저가형 콜트였는데요, 12만원 주고 샀는데..

싸고 가벼운 주제에 운이 좋았는지 소리가 나름대로 맑아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저희 과 노래 민중가요(!) 소모임에서 공연한다고 후배 빌려준 다음에 증발해 버렸죠 ㅠㅠ

(가여운 후배는 거의 죽을 듯한 표정으로 계속 미안하다고 하길래.. 화도 못내고 ㅎㅎㅎㅎㅎ 술한번 얻어먹고 말았죠)



그리고나서.. 이번에도 학교에서 공연을..

저는 휴학생이지만 아무래도 소모임이다보니깐 노래 좋아하는 애들은 많은데, 기타 치는 아해들이 별로 없어요.

후배들이 공연떄마다 연락해서 도와달라고 그러길래 ㅎㅎ 이번엔 아예 저도 같이 하겠다고 말을 하고...

기타를 살라고 계획을 세웠어요. 이번엔 안빌려주고 그냥 같이 치고 하려고 ㅎㅎㅎ

어차피 어쿠스틱 한번 사면 잃어 버리지 않는 한 내가 잘 쓰면 죽을 때까지 유용하게 쓸 수 있는거니까.

쓸 만한 구석이 많자나요? 엠티 같은 거 갈 때도 재밌게 놀 수 있고

그래서.. 저는 어쿠스틱 기타는 잘 모르니깐.. 주변에 기타 치는 분들에게 자문을 구했죠. 내용인즉,



'그다지 비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싸구려는 아니고, 소리는 무난하면서, 색깔은 이쁘고, 헤드 모양이 이상하지도 않으면서 픽업도 달려서 공연할
때 편한 거'



ㅡ,.ㅡ;;;;;;;;;;;;



뭐 많은 분들이 좋은 정보를 많이 주셔서 어느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스크리븐님이 아주 그냥 지나치지 못할 무시무시한 정보를 주셨죵

'에피폰 존레논 모델이 원츄에요 잇힝~'



직접 가서 링크를 보니까 정말이지 이쁘더라고요. 스펙도 좋은데다 가격도 그리 세지 않고..

사실 30만원대에서 만족하려 했는데, 한 번 보고 나니깐 다른 게 눈에 안들어와서

질러 버렸습니다. 할부로 ㅜㅜ 제길 망했네..



금요일에 결제하고 토요일 낮에 기타가 왔더군요. 아쉽게도 포장 사진을 못찍었네요, 이성을 잃어서 ㅎㅎㅎ

포장은 빨간색으로 '취급주의' 딱지가 크게 붙어서 단단히 싸여서 왔더군요





하드케이스가 같이 왔죠..



 



깁슨스러운 이쁜 하드케이스인데.. 케이스 무게가 기타의 3배 정도 되더라구요. 들고 돌아다니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하... 레스폴 같았으면 저정도 하드케이스가지고는

기타를 보호하기 힘들겠지만 어쿠스틱 기타는 가벼워서

괜찮을 것 같더군요 ^___________^;;





뚜껑을 열면...







자... 나타났습니다.. 피니쉬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오래돼 보이는 이 피니쉬 이름을 컬러 차트에서 찾아보니까 'Vintage Cherry' 더군요.



상판은 스프루스 단판에,

바디와 넥은 마호가니 스펙이 정말 좋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이 되게 깔끔하고 이뻐서 연주할 때도 기분이 좋아지겠더라구요^^



시세보다 좀 비싸게 산거 같다고 리븐님이 꼬집었는데 뭐 상관없어요 제가 많이 알아보지 못하고 지른거니깐 캬하하하 ㅠㅠ

(사실 리븐님이 이 기타 갖고싶어하는데 제가 먼저 덜컥 사버려서 샘이 난 게 아닐까 하는...)









헤드의 모양은 에피폰 답지 않게 과감하더군요, 로고만 없으면 깁슨일 것 같은..

(에피폰 헤드 보통 뿔이 잘린 모양인데, 요놈은 뿔이 살아있더라구요 ㅎㅎ)

줄감개는 클래식 타입이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느낌은 역시 '그 느낌'입니다. 매우 부드럽게 잘 돌아가죠.



다만, 헤드가 좀 큰 편인데다가 여백이 많아서 허전한 느낌이 좀 들긴 했습니다

바인딩이 있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제입니다. 헤드 뒤에 붙어 있죠..

이런거 떡 붙여 보낼 필요까진 없는데, 어차피 다 아는거 ㅎㅎㅎㅎ









바디에는 존 레논의 사인이 멋드러지게 찍혀 있습니다. 보통 사인은 지판이나 헤드에 많이 하는데

이런 파격 아닌 파격(?) 도 상당히 매력적이더군요









사운드 홀 안쪽에는 시리얼 넘버와 모델명이 적혀있습니다.

많이 알려져 유명한 존 레논의 캐리커처와..

여기에도 존 레논의 사인이 있군요

'한정품' 이라는 글씨가 더

뿌듯하게 만드네요 ^^

사실상 한정 생산은 아닌 듯 했는데;;;;; 어쨌든 기분은 좋군요









이 기타에는 패시브 픽업이 박혀 있습니다 사운드홀과 지판 사이에.. 알니코 픽업으로 추정되는..

(픽업의 자세한 스펙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방면엔 리븐님이 빠삭할 거 같은데..)

기타의 전체적인 모양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잘 자리잡고 있네요









컨트롤 놉은 2개가 있습니다. 왼쪽이 볼륨, 오른쪽이 톤이죠. 볼륨 놉이 약간 떴어요..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마감이 퍼펙트하지는 않습니다.

역시 리븐님의 설명에 따르면

QC에서 점수 좀 깎인 놈들 약간 싸게 파는 거라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잭 플러그 부근의 피니쉬가 좀 거칠게 마감이 된 것하고, 이 볼륨 놉이 좀 뜬 거.. 옥의 티였습니다.



픽업의 소리는 아래에 다시 쓰긴 하겠지만..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일단은 이 쯤으로 해 두고...







아무리 마감이 약간 미흡하다고 해도, 넥감이 꽝이면 절대 안죄겠죠?

바인딩은 정말 깔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프렛을 정말 깨끗하게 잘 감싸고 있어서 매끄럽게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되는군요.



포지션 마크는 레스폴 같은 사다리꼴입니다. 고급스러워요

넥감은.. 두툼합니다.

U타입인 거 같은데

손바닥에 잘 감겨들어가 편안하구요, 안정감있어요









너트와 트러스 로드 덮개.. 너트는 본 너트이구요 (죄송합니다 이제야 수정을 ㅜㅜ), 단단히 잘 붙어있습니다.

홈도 줄 두께에 맞게 잘 파여 있구요

트러스로드 덮개엔 이쁘장한 에피폰 'E' 로고가

찍혀있어서 허전한 헤드를 보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화이팅 ㅋㅋㅋ)



기타 줄은 다다리오가 달려서 왔더군요.

'이 기타에는 다다리오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라는 택이 헤드에 걸려있습니다.



신기한 건 니켈와운드였다는거 ㅎㅎㅎ 어쿠스틱에 은색 줄이 달려있는게

신기하더군요. 이 줄은 조만간 마틴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소리가

괜찮은 것 같아서^^;;;; (귀찮아서 그러는게 절대로 아니구요 ㅎㅎ)









브릿지와 엔드 핀입니다. 브릿지는 평범한 일자 형태입니다. 일자라서 하이프렛 쪽에

피치가 잘 안맞지 않을까 좀 걱정을 했었는데 피치는 잘 맞더군요. 엔드 핀은 보통 가운데

검은 심이 박혀 있는데, 이놈은 그냥 흰색이라서 오히려 더 깨끗해보이네요

잃어 버리거나 부러뜨려먹으면 같은 놈을 구할 수 있겠죠? 저는 저런 엔드 핀

처음 보는거라서 ;;;;;









같이 온 악세사리입니다. 줄감는 도구(이름을 몰라요 ㅎㅎ), 피치 파이프와 하드케이스 열쇠,

각종 피크(10개도 더 되던데 ㅎㅎㅎ), 렌치과 각종 보증서, 깁슨 스트랩과 케이블,

기타를 닦는 융과 로토 줄.. 무난하게 왔어요.



원래 카포도 포함이었는데, 카포가 누락되었더라구요. 연락했더니 카포도 오늘

보내준다는군요.





그러면 정말 중요한 소리에 대해서...

(사운드 샘플은 제가 기타를 정말 못치기 때문에 못올렸어요

친구가 혹시 놀러오면 녹음해서 올릴까 합니다 ㅎㅎㅎㅎ)



일단 기타 자체의 울림이.. 새 기타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았어요.

상판도 솔리드 스프루스 단판이라 시간이 지나면 좀더 좋은 소리가 날 것

같고... 마호가니의 따뜻한 느낌도 잘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맑고 따뜻한 소리를 들려주는군요.

스트로크도 상당히 박력있고...



결정적으로 픽업 소리가 엄청나게 자연스럽네요

피에조 픽업같은 땡땡거리는 소리가 아니고

기타 울림이 그대로 커진 느낌이 들었어요

앰프가 베이스앰프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통기타는 베이스앰프에 물리는게 소리가 더 좋아요)

처음에는 픽업 소리가 안먹히는 줄 알았는데

볼륨을 줄여보니까 그 소리가 앰프에서 나오고 있었다는 걸 알고는

진짜 만족스러웠어요. 패시브 픽업이라 출력이 약하고 잡음이 좀 있는데

그런 건 픽업 소리가 맘에 들어서 상쇄되더군요 ㅎㅎㅎ



그러니까...

기타의 원래 울림이 그대로 커지기만 한 느낌이죠

스트로크할 때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EQ가 없는게 오히려 제겐 더 좋으네요

공연 중에 톤 만지는 것도 좀 번거로우니깐,

톤 놉 하나로 그냥 때워도 될만큼 본 바탕이 튼실해서

상당히 맘에 듭니다 ㅎㅎㅎ



재고가 얼마 없다니깐

스크리븐님 서둘러야겠는데요? ㅋㅋㅋㅋ



별 일 없는 한

이번 공연은 기분좋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________________^



마지막으로 사진 하나 올리면서..







p.s.

꽤 오래 전에 62 리이슈 재즈베이스를 개조한 개조기를 올린 적이 있는데...

사진이나 배선도 추가해서 다시 올릴까도 생각중입니다 후후후후..